2. 경기력을 체크하라!

아무리 동기부여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경기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경기력은 승부예측을 위해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두 팀의 동기부여가 비슷할 때,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변수이다.

경기력 분석 방법
 
경기력을 판단하는 데 가장 좋은 것은 실제로 경기를 관람 또는 시청하는 것이다. 점유율, 슛팅, 유효슛팅 등 데이터로도 경기력을 판단할 수는 있지만, 직접 경기를 보면서 플레이를 점검해보는 것이 더욱 만족스러울 것이다.
 
해외축구의 경기시각은 리그마다, 그리고 요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심지어 섬머타임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모든 경기를 시청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또한, 동시간대에 많은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완벽한 녹화시스템 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한 경기력분석을 ‘직접 경기를 보면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매치스탯(Match Stats, 경기기록), 플레이어스탯(Player Stts, 선수의 게임로그), 문자중계(Game Cast, 경기상황을 단문으로 표시해놓은 것) 등을 활용하여 경기력을 주로 체크할 수 있다.
 
많은 정보 사이트가 많지만, ESPN SOCCERNET 은 가장 대중적이고 개별경기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경기에 대한 문자중계는 물론, 선발 스쿼드 및 교체 선수 현황, 경기기록, 선수별 기록, 팀별 공격방향, 각 선수별로 뛰었던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다면 이러한 자료들을 보고 경기력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력의 평가요소
 
한 경기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데는 어떤 요소가 있을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이고, 개별 선수의 경기력보다는 팀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은 필자가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이다. 이 기록들은 SOCCERNET 에 나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1) 승무패, 득점과 실점

승리여부, 그리고 스코어는 게임의 결과이자 ‘경기력’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임은 당연하다.

아무리 밀리는 경기를 했어도 이겼다면 그 때 부족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일방적인 경기를 하고도 역습에 의해 패하거나, 상대의 10백 축구에 의해 비길 경우 어떤 팀의 경기력이 좋다고 해야 하는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승리 여부, 득실 여부를 제외한 다른 요소들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슛팅과 유효슛팅, 그리고 그 비율
 
슛팅이 많다는 것은 공격지역에서 찬스를 많이 맞이했다는 뜻이다. 상대의 수비가 강할 경우 골포스트 구역으로 날리는 슛팅인 유효슛팅수는 적지만, 어쨌든 상대의 수비를 피해 슛을 날렸다는 것은 의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효슛팅수는 얼마나 위협적으로 슛팅을 날렸느냐이다. 유효슛팅이란 골포스트 반경 안으로 슛을 찬 것이다. 골과 직결될 수 있는 슛팅을 날렸다는 것이기 때문에 슛팅보다는 다소 의미있는 수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 유효슛팅을 모두 믿어서는 안 된다. 골대(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은 유효슛팅에 포함되지 않고, 힘없이 골기퍼 앞으로 굴러간 것은 유효슛팅에 포함되는 등 그 수치가 경기력을 평가하는 완벽한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유효슛팅수/슛팅수를 유효슛팅비율이라고 한다. 슛팅, 유효슛팅의 개수도 중요하지만, 공격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수가 바로 이 ‘유효슛팅비율’ 이다. 수많은 슛팅을 날렸어도 유효슛팅을 1-2개밖에 날리지 못했다면 상대에게 공격이 위협적이지 못했다는 뜻이고, 소위 뻥축구(뻥뻥 공만 차 대는 축구)를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3) 볼점유율

볼점유율은 양팀 총 볼 점유 시간 중 자기팀 점유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90분 중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총 70분인데 35분동안 공을 소유했다면, 볼점유율은 50%이다.

볼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상대보다 공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경기를 주도했다는 말과 동일한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비진영에서 수비수들끼리 공을 돌리고 골키퍼에게 연결되는 (공을 뒤로 빼는) 플레이 또한 점유율에 포함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꼭 점유율이 전부는 아니다. 공격진영에서의 점유율이 오히려 의미가 있는 자료일 것이다.
 
점유율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다. 필자의 경우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을 때, 그 경기를 주도했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4) 코너킥

코너킥이 많다는 것은 상대 위험지역에서 많은 찬스를 맞이했다는 뜻이다.

수비수들이 다급해서 걷어낸 플레이나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히고 셋피스 상황을 창조하는 경우도 포함되기 때문에 코너킥 횟수는 경기력 산정에 분명히 유의미하다.
 
5) 파울, 오프사이드, 경고, 퇴장
 
파울을 범한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파울을 유도해낸 것에 초점을 둔다. 위험지역에서 유도한 파울 횟수 정도가 의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데이타는 일일히 문자중계(Game Cast)를 활용하여 확인하여야 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오프사이드 파울은 경기력의 요소로 판단하기 곤란하다. 오프사이드를 유도해 낸 수비라인에 점수를 주어야 할지,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기록된 공격라인에 점수를 주어야 할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경고나 퇴장은 공격라인에 플러스 점수, 수비라인에 마이너스 점수를 주어야 한다. 경고나 퇴장을 유도해낼 수 있을 정도면 상대에게 위험을 느끼게 한 것이고, (오심 논란이 종종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 상황을 만든 경기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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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살펴 보았는데, 축구의 경기력은 미시적으로 살피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축구는 부분으로 나눠서 전체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를 직접 보지 않았을 때는 이런 것들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선취골의 중요성

선취골은 축구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별도로 분류하여 다룬다.
 
선취골을 누가 넣느냐는 큰 경기에서 게임주도권을 갖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선제골을 빼앗긴 팀은 게임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만회골을 넣으려고 할 것이며, 이는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 수비라인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수비라인이 약해지는 반대효과가 발생한다. 만회골이 성공하면 좋지만, 오히려 취약한 수비를 틈타 역습에 의한 추가실점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제골의 경기주도권은 자기 팀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물론 변수가 많은 축구 특성상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홈 앤 어웨이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를  기억해 보자) 에서 원정 1차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추가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지키는 케이스가 있었다. 또한, 조별예선 등 단기전에서 골득실차가 중요할 때 선제골 허용후에도 추가실점을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컸다.

하지만, 많은 경우 선제골을 넣는 팀이 좋은 결과는 낸다. 필자가 직접 통계를 내 본 결과(책 쓸 당시의 기준입니다), 상대팀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상위 4팀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제골을 넣는 팀이 그대로 승리할 확률은 60% 이상이었으며, 패하지 않을 경우는 약 85% 에 달했다. 즉, 선제골을 넣고 뒤집힐 가능성은 15% 미만이었다.

국제대회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찾을 수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64경기 중 선제골을 넣고 패한 경우는 단3경기 뿐이었다. (약 4.7%) 대체로 선제골을 넣는 팀이 무승부를 기록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처럼 선제골을 넣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선제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인지를 살펴 보는 것도 하나의 분석이 된다.

(보완) 요즘 이 부분을 간과하며 분석을 하였고, 자기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선제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인가? 에 대한 판단은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경기력은 몇 경기를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각 팀의 기본전력은 정해져 있지만, 시기에 따라 (부상선수의 출현, 조직력의 상승 및 하락 등) 경기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시즌 시작전 분석했던 전력보다는 각 팀이 현재 잘 하고 있는가, 하지 못하고 있는가 가 승부예측에서는 더 중요하다.
 
흔히들 축구는 흐름이라는 얘기를 한다. 각 팀이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가 승부를 가른다는 얘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경기력’ 을 산출해보는 작업은 유의미한 일이다.

최근 경기력을 산출하는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혹자는 4게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하고, 혹자는 5게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한다.

필자가 직접 계산해 본 결과로는 6경기를 기준으로, 홈/원정을 나눌 때는 3~4경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실제 순위 및 실제 성적과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고. 0809시즌을 기준으로 세리에A경기력상승추세의 성적을 비교해 본 결과 (3팀)

- 책을 쓸 당시의 자료로, 0809 시즌의 자료를 반영했습니다.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경우는 세 팀 중 어느팀을 막론하고 경기력을 6경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였다. 그래서 필자는 최근 6경기에 대한 경기력을 그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각종 컵대회 (유럽대회, 리그컵) 를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그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본인이 생각하는 경기력의 기준에 포함된다면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 컵대회는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이어서) 경기력을 체크하라 -2 가 이어집니다.


# "승부예측의 전략" P62~71 에 있는 내용을 수정, 보완, 압축한 것입니다.

# 저작권은 체리쉬닷컴에 있으며,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