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지수 만들기 

- 과거에 작성된 책이기에, 과거의 자료를 담고 있다.
 

필자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것은 경기력지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산출방법을 알려달라는 문의도 많았다.
 
경기력지수는 하나의 창조된 데이터이며, 그것은 분석하는 사람,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축구를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자료이다.
 
경기력지수 데이터는 분석을 위한 하나의 지표일 뿐이며, 주관적인 자료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물론 뛰어난 분석가의 경기력지수는 승무패를 예측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유의미할 수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쓰이고 있는 경기력지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효슛팅의 비중을 높게 두는 분석가는 유효슛팅에 많은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며, 코너킥이나 점유율에 비중을 두는 분석가는 점유율에도 높은 수치를 부여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공격력지수와 수비력지수를 나누었다.

공격력지수의 경우 슛팅과 유효슛팅의 비율을 동일하게 보았으며, 코너킥도 이와 동일하게 보았었다. 점유율은 60% 이상만 인정했으며, 득점에는 3배의 가중치를 두었다.

수비력의 경우에는 실점수에 따라 기본점수를 두고 항목에 따라 가감/삭감하였다. 경고나 퇴장의 경우에 – 점수를 주었으며, 오프사이드의 경우 0.5 의 비중으로 가점을 주었었다.

(참고) 과거에 사용했던 경기력지수 데이타 (0809시즌 순위를 기준으로 나열하였다)
 

 
이렇게 공격력지수와 수비력지수를 나눈 후 경기당승점에 이를 반영하였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모두 좋은 팀에게 가점을 주었으며, 상대팀에게 감점을 주었다. 그리고 원정 경기를 치른 팀에게는 가점을 주었었다. 그래서 완성된 것이 체리쉬 포인트이다.
 

 
최근 6경기의 체리쉬포인트를 더하여 그 팀의 최근 6경기 경기력지수를 산출하였다. 실제 이러한 작업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만큼 유의미한 작업이기도 했다.
 
이것은 08/09시즌 세리에A 38라운드를 앞두고 나온 각팀의 최근 6경기 경기력 순위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타난 경기력을 그래프로 만들어보기도 하였다.
 

다음 자료는 지난 시즌 세리에A 3팀의 일정 시점에서의 최근 6경기 경기력을 기준으로 한 기상도이다. 실제로 초반 인테르의 독주 속에서 로마가 치고 올라왔던 현상과 어느 정도는 일치하는 것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온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한편 불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고, 다음시즌부터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경기력데이타를 관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추후 이 과정을 더 공개할 것이다)

시즌이 끝나고 보름동안 지난 시즌 결과와 경기력지수간의 상관관계 및 그 변수들을 살폈고 이를 대폭 수정했다. 그것은 시가닝 흐를수록 시행착오가 줄어들어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시즌진행을 함에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 세가지를 공개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점점 더 보완해 가고 있다.

1) 선제골 후 경기 양상
선제골을 넣을 경우, 상대팀의 슛팅이나 유효슛팅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가 실리축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제골을 넣고 무리하게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의 비중을 늘려 실점하지 않으려는 경기를 펼친다는 것이다.

2) 두 팀의 전력차에 대한 가중치
상대팀이 얼마나 강팀인지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두어야 한다. 단순 슛팅과 유효슛팅을 합산한 것은 의미가 없다. 꼴찌팀이 1위팀을 상대로 3-4 의 스코어를 낸 것은 3위팀이 1위팀을 상대로 3-4의 스코어를 낸 것과 동일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공/수 구분은 유의미한가?
공격력과 수비력의 구분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파울이나 오프사이드, 코너킥은 공격력의 요소로도, 수비력의 요소로도 모두 중복된다는 것이다.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시행 착오 속에 새로운 경기력지수를 정립하였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나누지 않기에 세리에A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리그에 적용할 것이다.

직접 경기를 분석해 보고 싶다면, 스스로 경기력지수를 만들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누가 뭐래도 본인이 축구를 보는 관점을 반영한 지수가 정답이며, 그것이 승무패 결과가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분석이나 베팅 이외의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경기력지수에서 어디에 비중을 두는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정하는 것이다.


상대전적이 아니라 상대경기력이 중요하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경기의 분석 요소로 ‘상대전적’을 중시한다. 하지만, 상대전적은 과거부터 쌓은 데이터에 불과하며 승부예측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팀을 상대로 천적관계를 유지해왔다면,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선수 구성이 워낙 자주 바뀌는 현대 축구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이에 필자가 상대전적을 하나의 큰 변수로 두고 베팅을 했다가 실패했던 사례와, 이를 시행착오로 성공했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 09/10시즌 세리에A 30라운드 카타니아는 피오렌티나를 맞이했다. 이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피오렌티나에게 최근 1무 8패의 절대적인 약세에 있었다. 이는 베터들이 카타니아의 승리를 찍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으며, 결과는 카타니아가 1-0 으로 승리하였다. 필자도 피오렌티나의 승리를 예측했었다. 상대전적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 09/10시즌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사라고사와 발렌시아의 경기는 상대전적의 무의미함을 보여주었던 대표적인 경기였다. 2000년 이후 근 10년동안 발렌시아를 상대로 승리가 없었던 사라고사의 승리를 픽하는 것은 꺼려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앞선 피오렌티나 사례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상대전적을 무시하고 사라고사의 승리에 과감히 베팅한 결과, 적중하였다. 일종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상대전적, 혹은 징크스는 심리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통계자료일 뿐이다. 상대전적이 아니라 상대경기력이 중요한 것이다.

상대경기력은 직전 경기에서 두 팀이 어떤 경기를 치렀느냐다. 가장 최근의 경기가 가장 의미있는 분석자료이다. 유사한 선수 구성, 유사한 전술(감독)으로 어떤 경기 진행을 보였는지를 확인해 보고자 할 경우 필요한 것이 상대경기력이다. 부상이나 이적시장 등의 영향으로 인해 선수가 일부 변경되었을 경우라고 해도 대부분 선수들이 그대로 뛰었을 확률이 높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경기력은 최근 가까운 몇 시즌의 경기 정도만 확인해 보면 된다. 그냥 스코어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경기기록이나 경기내용 들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말하고 싶은 바는, 통산상대전적에 너무 의미를 두지 말라는 것이다.


# "승부예측의 전략" P71~78 에 있는 내용을 수정, 보완, 압축한 것입니다.

# 저작권은 체리쉬닷컴에 있으며,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