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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예측 실전사례 : 환경 분석> 

[Case 8] 기후와 지형

- 러시아 원정 / 고산지대 원정에 담긴 비밀

가끔 국가대항전이나 클럽대항전이 있을 때, ‘지옥의 러시아 원정’ 이라는 표현을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을 떠나지만 전투에서 패하고 만다. 병사들은 영하 16도까지 떨어진 추위에 의해 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완전히 다른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보급품 부족이라는 결정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프랑스와 러시아의 기후 차이가 컸기 때문에 추위에 적응하지 못한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 때문인지, 축구에서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 추운 지방으로 경기를 떠나게 될 때 “지옥의 원정길” 이라고 부르곤 한다. 축구도 사람이 하는 스포츠이고 기후 조건이 달라질 때 경기력이 원래와 같을 수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원정에서는 강팀도 많이 고전하며 시원시원하게 이기지 못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원정은 고통스러운 원정길로 축구 역사에 남아 있다. 또한, 통계상으로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의 국가대표팀이나 소속클럽팀들을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 기후

날씨가 추워지면 경기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은 항상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항온 동물이기 때문에, 그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체온을 유지해야 세포의 생명활동이나 인체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위가 찾아오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에너지 효소의 활성화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운동량이 요구된다. 또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할 때 부상의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후는 단기전에서 단시간 원정을 떠나는 선수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갑작스런 추위에 부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제 경기력이 아닌 채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랫동안 적응된 선수들이라면 상관없지만 ‘한 경기’ 를 치르기 위해 이동하는 선수들은 제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면 열심히 뛰겠지만, 앞서 설명했던 ‘선택과 집중’ 이 가능한 경기라면 그 경기에서 무리하게 뛸 가능성은 낮다.

07/08시즌 UEFA우승을 제니트(러시아)가 차지한 것과, 08/09시즌 UEFA우승을 샤크타르도네츠크(우크라이나)가 차지한 것도 어느 정도는 상관성이 있지 않을까?

챔피언스리그에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원정을 떠났던 빅클럽들이 승리하지 못한 사례들을 모아 보았다. 실제로 러시아 원정의 어려움은 배당률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08/09시즌]
 

D. Kiev - Arsenal

1:1

4.49

3.36

1.78

17.09.2008

 
조별예선 1차전에서 아스날은 키에프 원정에서 무리하지 않았다. 충분히 추후 남은 5경기에서 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Zenit - Juventus

0:0

1.87

3.47

3.84

25.11.2008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유벤투스는 제니트 원정에서 무리하지 않았다. 배당률이 말해주듯 제니트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09/10시즌]
 

Kazan – Inter

1:1

4.96

3.46

1.72

29.09.2009

 
09/10 시즌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인터밀란은 루빈카잔 원정(조별예선 2차전)에서 무리하지 않았다.
 

Kazan - Barcelona

0:0

6.80

4.10

1.47

04.11.2009


조별예선 3차전 누캄프에서 바르샤에게 패배를 안겼던 루빈카잔을 상대로, 4차전 러시아 원정에서 바르샤 선수들은 추위에 떨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CSKA Moscow - Sevilla

1:1

2.65

3.15

2.70

24.02.2010


세비야는 챔스 16강 2차전 홈에서 승부를 볼 생각으로 무리하지 않았고, 결국 무승부를 냈다. 하지만, 2차전 세비야는 홈에서 CSKA 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꼭 그 선택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빅클럽이 승리하더라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원정에서는 압도하기보다는 1점차 정도로 간신히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빅클럽들의 경우만 모아 보았는데, 왠만한 팀들을 상대로는 러시아클럽이나 우크라이나클럽은 홈 경기에서 월등한 성적을 기록했다.
 
필자의 분석결과 강팀들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원정에서 종종 이변을 내는 이유는 기후와 관련된 컨디션 난조 외에 또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의 경우 경기력도 100% 구현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리하게 뛰지 않으려는, 곧 전력을 다하지 않는 마인드에서 비롯된 결과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중요한 상황에서는 한 점차로 이기더라도 이겼기 때문이다. 주로 이변은 초반, 그리고 사실상 다음 라운드 진출이 거의 확실할 때 발생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반대로 터키 원정 같은 경우는 덥고 건조한 기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 인체는 체온이 높아지거나 감소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시키려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힘들다. 그래서, 터키 원정도 또 하나의 지옥의 원정으로 불리우는 것이다.

2. 지형 (고산지대)

기후뿐만 아니라, 지형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지형이라면 크게 ‘고산지대에서 치르는 경기’ 에서의 경기력에 변화가 있다. (사실, 이 고산지대는 지형보다는 해발고도에 따른 기압 문제로 보아야 하나, 논리 전개의 단순함을 위해 지형으로 통일하도록 한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마라톤이나 장거리 육상경기에서 강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고산지대에서 훈련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강국으로 떠 오른 케냐는 15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주로 훈련 캠프를 두고 있으며, 어릴적부터 고산지대에서 자연스럽게 유산소운동을 하며 체력 문제에서 우위를 지니고 출발한다. 고지대에서는 호흡의 횟수가 증가하고, 폐동맥의 압력이 올라가는 등 신체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높이가 높아질수록 최대산소섭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호흡에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지구력을 요하는 경기에서는 보통 1500m 이상 지대의 경우 2주 이상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통계적으로 밝혀져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고산지대의 적응 문제가 16강 진출의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남아공월드컵이 열렸던 10개 구장 중 그린포인트와 더반, 그리고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을 제외하고는 총 7개 경기장이 6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그 중 6개 경기장이 1000m 이상의 높은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고산지대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특히 산악지대와 거리가 먼 국가들의 경우 대단히 고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예선에서 아르헨티나가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고산지대 원정) 에서 크게 패하고 나서, 평가전을 1경기만 치르고 남아공에 가장 먼저 도착하여 고산지대 적응을 한 것만 봐도 고산지대의 최대산소섭취량이 축구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미 지역예선의 경우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단번에 소집하여 적응기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이변이 발생했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고산지대에 끝까지 적응하지 못한 북유럽 덴마크는 평가전에서 2연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실제 본선에서도 네덜란드와 일본에 패하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유럽에서 조1위로 올라온 세르비아 또한 고산지대에 잘 적응이 되어 있는 가나에게 패하면서 16강 꿈을 접어야 했다.

고산지대의 적응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특히 리그 도중 열리는 고산지대에서의 A매치는 더욱 영향력이 크다. 주요 선수들이 바로 소집되어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유럽리그 선수들이 많은 강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역예선에서 고산지대에 위치한 팀들에게 좋지 않은 성적을 냈었고, 그 사례를 간단히 살펴 본다.

Colombia - Brazil

0:0

4.53

3.36

1.72

14.10.2007

Peru - Brazil

1:1

6.50

3.61

1.48

18.11.2007

Colombia - Argentina

2:1

4.00

3.20

1.85

21.11.2007

Chile - Brazil

0:3

3.67

3.23

1.93

08.09.2008

Peru - Argentina

1:1

6.75

3.79

1.46

11.09.2008

Chile - Argentina

1:0

4.82

3.40

1.69

16.10.2008

Ecuador - Brazil

1:1

3.96

3.27

1.86

29.03.2009

Bolivia - Argentina

6:1

5.64

3.62

1.58

01.04.2009

Ecuador - Argentina

2:0

2.77

3.19

2.42

10.06.2009

Bolivia - Brazi

2:1

3.98

3.42

1.84

11.10.2009


볼리비아 2승, 에콰도르 1승1무, 콜롬비아 1승1무, 칠레 1승1패, 페루 2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거둔 5대 고산지대 팀들의 성적이다. 베네

브라질은 1승3무1패로 반타작을 했고, 아르헨티나는 1무4패로 대단히 고전하였다. 칠레를 상대로 한 브라질의 승리가 유일하다. 남미가 지옥의 월드컵예선이라는 얘기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듯 하다.
 

35050.png

(출처 : 네이버 지도)

 

위는 남미의 지도이다. 남미의 서해안을 따라 길게 형성된 안데스 산맥에 속한 나라들이 주로 고산지대 국가들이다. 그들은 홈에서 매우 강한 조직력과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기후와 지형 또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축구, 그리고 승부예측이 어렵고도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고, 또 그러한 예측이 맞아떨어졌을 때 느끼는 쾌감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섬여행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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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승부예측의 전략" P207~216 에 있는 내용을 수정, 보완, 압축한 것입니다. 사례가 한참 예전 사례라 시의성을 만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22회 정도로 책 1권을 다 마무리하여 연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후에는 시의성을 고려한 심화편이나 실전편을 연구해 보겠습니다.

# 저작권은 체리쉬닷컴에 있으며,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합니다. 


승부예측의 이해

체리쉬 팁스터의 승부예측의 전략 개정판, 승부예측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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